휘장이 찢어짐 1
[막 15:37-38]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운명하시다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
성경기자는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고 운명하시자 성소 휘장이 찢어졌다고 기록했다. 성소는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고 제사장들이 들어 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지성소는 성소와 휘장으로 가려져 있어서 대제사장만 1년에 한 번 들어가는 곳이고 하나님이 친히 임재하시는 곳이다. 그 휘장이 찢어졌다는 것은 이제 대제사장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이겠다. 누구라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공개된 것이다.
하나님은 논리적 추론으로 존재를 알 수 있는 분이 아니고 만나봐야 확인 할 수 있는 분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임의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예수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을 때 그 일이 일어났다는 말이다. 성경에는 예수의 운명하심을 보고 한 백부장은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고 했다고 한다. 어떻게 맥없이 죽는 한 사람에게서 하나님의 아들을 본 것일까?
백부장은 자기 죄 없이 남의 죄를 대신 지고 죽는 예수라는 한 사람을 보고 한 말이다. 누가 남 대신 없는 죄를 받아들이고 죽겠는가? 인간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다. 그 인간은 남을 위해 스스로 죽은 사람을 보고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다른 세계를 보는 것이다.
나아가서, 제자들은 그렇게 죽은 예수가 그냥 죽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부활하여 자기들과 같이 살아 있다는 것을 말하고 다닌 것이다.
예수의 제자들은 사실 예수와 같이 처형될 사람들이다. 예수의 죄목은 유대인들에게는 신성모독죄이지만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한 로마인들에게는 로마황제를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왕이라고 했다는 내란음모죄 쯤에 해당하는 정치범이었다. 그리고 그 제자들은 그 일당이고 동료범죄인들이라고 할 자들이었다. 그런데 그 제자들을 다 풀어주게 하고 예수 혼자 형벌을 받고 죽은 것이다. 제자들에게 예수는 구체적으로 자기 대신 죽은 사람이었다.
제자들이 전하고 다닌 것은 “내가 하나님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 이름이 예수고 다윗의 자손이며 하나님의 아들이었는데 자기의 죄를 대신 지고 죽었으며 부활하여 자기와 더불어 살아있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만났다는 것은 인생의 의미를 만났다는 것이다. 인생은 의미를 만나야 살 이유가 생긴다. 공연히 존재하는 무의미한 인생이 살 의미가 있는 인생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의미를 만나는 것은 인생의 궁극적 구원이다. 하나님을 못 만나면 인생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의미를 못 만나면 인생은 허무한 시간의 흐름일 뿐이다. 예수를 못 만난 제자들에게 인생은 희망도 기쁨도 없이 죽어 있는 시간들이 흘러가기만 기다리는 나날이었다.
그러다가 예수를 만났다. 만나서 특이한 삶을 경험하고 죽기까지 자기들을 사랑한 특별한 사람을 경험한다. 그리고 증언하기를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를 안다는 것이고 예수를 안다는 것은 예수를 만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믿으라는 말은 들었지만 예수는 죽었는데 어떻게 만나는가? 예수는 부활했기 때문에 알 수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전하는 복음을 들으면 예수를 알고 예수를 만나고 예수를 믿을 수 있게 된다고 하며 다녔다.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고 전했다. 그것은 하나님을 만나고 이 세상의 염려와 허망에서 벗어난 다른 세상을 만난다는 말이기도 하다.
자기의 죄를 대신 지고 자기를 대신 하여 죽은 예수. 그 예수의 죽음은 하나님을 만날 수 없게 가리고 있던 휘장을 찢고 하나님을 만나는 길을 연 것이다. 인간은 자기를 위해 죽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다.
그리하여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요 1:18)”라고 기록하게 된 것이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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